[도서/사진집] 윤미네 집
"행복은 언제나 내 곁에 있는 법"
아이를 낳고 몸조리하던 때, 사진을 좋아하는 내 소중한 친구는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나에게 와주었다.
자신도 아픈채로 나에게 선물하겠다고 들고 온 것은 바로 <윤미네 집> 그리고 아이에게 입혀줄 너무 사랑스러운 옷과 함께.
이 책은 윤미네 집이라고 불렸던 한 가정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제목 그대로 사진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만 담겨있다.
물론 포워드와 엔딩에는 몇 자 글이 담겨있는데, 이 글은 너무나 눈물이 날 만큼 가슴이 따듯해진다.
첫째 딸 윤미가 태어나는 날 부터 시집가는 날까지 가족들의 사진이 순서대로 담겨있다. 이 사진집의 작가 故정몽각 교수는 토목공학자로 경부고속도를 건설한 사람으로 전문 사진작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 사진이라는 의미는 깊었다. 모두가 기억하는 것과 기억하지 못하는 그 어느 중간쯤에 사진이 있고, 사진을 남긴다는 것은 그들의 숨결이 담긴 찰나의 영원성인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사진집의 역사는 30년 이상의 기록을 담고 있으며 그 시대의 배경 역시 한국의 역사를 담고 있다.
윤미가 시집을 가고 윤미가 없는 윤미네 집은 사랑하는 딸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사랑이 담긴 마음이 이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이 끝나고 난 후에 <사랑하는 아내에게>라는 부분이 있다.
연애를 하던 때의 아내의 모습이 할머니가 되어 손주들과 함께 있는 모습까지 본인 모습보다 가족들의 모습이 가득담긴 이 책은 되려 작가의 온전한 삶이 담긴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가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 그대로 소중히 간직될 테니 말이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은 불평보다 감사함과 사랑이 가득했는지 보는 내내 독자의 마음까지 섬세한 사랑이 느껴지는 듯 하였다.
마지막 <사랑하는 아내에게, My wife>는 작가의 투병중에 완성된 것이라고 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오래 전 어느 책에서 읽었던 천상병 시인의 시'귀천'이다. 생로병사 인간의 삶을 '소풍'에 비유한 시인의 달관과 초월의지가 참으로 놀랍고 감독적이던 시였다. 그런데 최근 투병생활을 하게 된 나는 어느덧 내 마음도 '귀천'을 노래한 시인의 마음과 닮아 있음을 발견한다. 일생을 엔지니어로 살아온 내가 시인의 마음으로 여생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너무나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그렇게 나도 노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하는 내 아내와 아이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본문에서 발췌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과 혹은 소중한 순간들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사랑합니다....